보건학박사 김 문 년

  ▲ 한방산업팀장 김문년

[프라임경북뉴스 = 김진한 기자]봄철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람들이 황사와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유사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다르다.
황사(黃砂)는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의 건조,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강하하는 흙먼지를 말한다. 최근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중국북부 내륙지방의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 되어 황사의 발생횟수와 강한 황사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대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과 동시에 몸속에 들어가 피해를 주는 물질은 학술적으로는‘입자상 물질 (Particle Matter·PM)’‘입자’‘에어로졸’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먼지’로 사용해 왔다. 총 미세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는 10μm에서 1μm 이하까지의 지름을 갖는 대기의 미세 입자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5년 환경정책기본법 환경기준에 PM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을 처음 적용하면서‘미세’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2015년 PM2.5를 추가하면서‘초’라는 말을 붙여 사용해 왔다.

그런데 지난 3월 21일 정부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 내용은 지금까지는 지름 10㎛ 이하를 ‘미세먼지’로 관리했으나, 앞으로는 지름10㎛이하는‘부유먼지’로 용어를 변경하고, 2.5㎛ 이하만‘미세먼지’로 기준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기준을 10㎛에서 2.5㎛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당연히 대기오염은 그대로이지만, 미세먼지 데이터 상으로는 대기오염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국제기준에 의하면, 지름 2.5μm 이하를 '미세먼지', 1μm 이하를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용어 변경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용어 변경으로 인하여 부유먼지가 미세먼지보다 덜 위험하다고 오인하여 호흡기 건강관리에 소홀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초미세먼지는 자동차 연소, 발전 시설, 화석연료 연소 등 대부분 인위적인 원인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흙먼지나 꽃가루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는 다르며, 폐포에 까지 깊숙하게 침투하여 각종 호흡기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연소 작용에 의해 발생하므로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로 이루어져서, 최근 선진국에서는 초미세먼지를 따로 관리하고 있으며 일반먼지보다 더욱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최근 황사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황사의 이동경로가 중국을 지나면서 납, 질산 및 아황산가스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예전에는 황사의 주성분이 규소, 알루미늄, 칼륨, 철, 마그네슘 등의 산화물로 구성되어 있어 주로 호흡기를 자극하여 질환을 유발시켰으나 중국의 급격한 공업화로 황사에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 및 발암물질 등 많은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오염된 대기층을 통과한 황사에는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존재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오염물질이 포함된 미세한 먼지는 비염이나 축농증을 유발하고 호흡기에 깊숙이 침투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호흡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황사철에 호흡을 통해 마시는 미세먼지는 보통 때의 3배가 넘고 각종 금속성분도 때에 따라 2~7배 가량 많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황사의 구성 입자크기는 대개 2.5~10μm이며 이보다 큰 입자는 발원지로부터 멀리 수송되지 못하고 중간에 낙하하기도 한다. 특히 황사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 황산화물(SO), 미세먼지 등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성분들이다. 이들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기관지, 코, 목, 점막 등을 자극하여 가려움증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키고 폐암은 물론 뇌졸중, 심장병과 같은 뇌혈관질환이나 심혈관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황사와 초미세먼지는 공통적으로 호흡기, 기관지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호흡기관에 염증을 일으켜서 천식, 폐렴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서 폐포를 통해 혈관에 직접 침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10월에 미세먼지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미생물들은 기관지를 침범하여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폐의 방어기전을 손상시킨다. 또한 면역항체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항원에 대한 기도반응성을 변화시켜 호흡기질환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호흡기질환은 면역력이 약한 소아와 고령자에게 더욱 심각하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행연구를 살펴 본 결과,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도 어린이나 노인 집단이 일반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소아는 성인보다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단위체표면적당 노출량이 많기 때문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더욱 민감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0년간 월별 수치의 평균을 보면, 봄철 천식은 대부분 꽃가루, 황사 등의 자연 Allergen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같은 Allergen은 기도에 염증을 유발시켜 기도가 좁아지는 등 호흡을 방해하게 된다.

황사가 발생하면 호흡을 통해 흡입되는 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약 3배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들도 기관지점막을 자극해서 기침이 나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사기간 동안에는 호흡기질환자가 약 20%정도 증가하여 기관지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등 만성적인 호흡기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노인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황사의 건강위해를 중재하는 방법의 하나로 알려진 예방행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할 근거를 제시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며, 국가차원의 정확한 황사예측과 감소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알려진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해 보이며, 중국에서 축적된 대기오염 물질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렇듯 대기 미세먼지의 유해성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호흡기의 보호를 위해‘보건용 마스크’착용이 필요하다.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할 경우 유의해야 할 점은 보건용 마스크는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되어 기능을 유지할 수 없으며, 사용한 제품은 세균에 오염되어 있으므로 재사용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착용 후에는 마스크 겉면을 가능하면 만지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방이므로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되, 외출 시에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얼굴과 손발 등을 깨끗이 씻는 등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는 국가차원에서 해외 유입량과 국내 주요 오염원별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규명하고, 분산되어 있는 미세먼지 관련 정보를 ICT 기반으로 통합하여‘개인 맞춤형 미세먼지 정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미세먼지 기준과 용어를 국제수준에 부합되게 변경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과학적인 접근방법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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